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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하고 불러놓고 아무말도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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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옥
댓글 0건 조회 1,381회 작성일 17-12-21 16:14

본문

남 상근 라파엘 신부


어느날 성체등만 지키고 있는
감실 앞에 앉아
내 지치고 힘들어서
주님께 말씀 드리려고
" 주님!" 하고 불러놓고
제대 위 바라보니
주님 지고가신 십자가가
생각나서
차마 말씀 드리지 못했네


너도 나처럼 지쳤구나
너도 나처럼 힘들겠구나
말 없이 말씀하시는 당신이
내 마음이어서
아무 말도 못했네

어느날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고
아픈 탓에
사람이 아니라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내 위로 받고 싶어서
주님께 말씀 드리려고
" 쥬님 ! " 하고불렀다가
피땀으로 기도하신 겟세마니의
주님이 생각나서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네

너도 나처첨 아프구나
너도 나처럼 위로받고 싶구나
물끄러미 바라보시는 당신눈길이
내게 다가와
아무 말도 못하였네

매일 매일 다가오는
내 십자가가 무겁디 무거워
견디기 힘들다고 투정하려고
고개 숙이고 한숨 쉬면서
주님께 말씀 드리려고
" 주님! " 하고 불렀다가
세번이나 쓰러지시며 골고타
오르신 주님 생각나서
차마 말씀 드리지 못했네

너도 나처럼 무겁구나
너도 나처럼 쓰러졌구나
오히려 내게 위로해 달라시던
당신 음성이 들려와서
아무 말씀도 못드렸네
가족들도 친구들도 나를
이해 못해서
속상하고 답답하기만 한날
주님은 아시겠지 하고
주님께 말씀 드리려고
" 주님! "하고 불렀다가
고향에서 모욕당하시고
제자들에게도 버림 받으신 나의
주님 생각나서
차마 말씀 드리지 못했네

나도 너하고 똑 같았단다
나도 너처럼 이해받지 못했단다
주님께서 속상하셨다기에
아무 말도 못했네

기도조차 할 수 없던 어느 날에도
십자가 위에 달려
피흘리시며 기도하신
당신을 생각하면
아무말도 못했고
사랑이 식어버린 차가운
날에도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신
주님이 떠올라 아무말도
못했고

쩔쩔매며 지나는 하루였어도
받아 먹어라
받아 마셔라
남김없이 내어주신 당신의 몸과
피가어른거려 아무 말도 못하는
나는 ,,,,,,,,,,

주님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하시는 탓에
힘들고 어려워도
주님의 고난에
차마 비길 수 없어

" 주님! " 하고 불러놓고
아무말씀 드릴 수가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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